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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기사, ‘운송 외 업무’ 안 할 수 없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21-12-12 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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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10개월간 상·하차 업무 중 5명 사망…대책 마련 목소리 높아

지난달 26일 화물차 기사 장 모씨가 사고를 당한 후 119 구급대가 출동해 긴급치료하는 모습. (제공=화물연대)

화물차 기사가 상하차 업무 중 사망하는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지난달 26일 파지 더미에 깔려 숨진 장 모 화물노동자 사고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처를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숨진 화물차 기사 장씨(52)의 유족도 참석했다.

 

장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쌍용C&B 공장 안 경사진 독(깊게 판 구조물)에 차를 세운 뒤 적재물을 하차하기 위해 컨테이너 문을 열었다가 쏟아진 300kg 압축 파지에 깔려 의식을 잃었다.

 

장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이튿날인 27일 상태가 악화돼 숨졌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상하차 인력이나 안전관리자가 전혀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화물연대는 최근 10개월 동안 상·하차 업무 중 5명의 화물노동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장씨 역시 자신의 업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요구로 하차 준비작업을 하다 사망했다”라고 밝혔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화물차 기사의 업무는 ‘화물차를 이용해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일’로 정의하고 있다. 운송 이후에 행해지는 상하차 작업 등은 화물차 기사의 고유업무가 아니라는 뜻이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3월 화물연대의 화물차 안전운임제 부대조항에 대한 질의에 “컨테이너 문을 개방해 내부를 검사하거나 청소하는 작업이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이 있다면 화주 등은 차주에게 해당 작업을 수행하게 해서는 안 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유권해석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비용절감을 위해 화물차 기사에게 상하차 업무 등을 시키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번 사망사고와 같은 일이 반복돼 왔다. 화물차 기사가 하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다음부터 일감이 끊어지니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

 

장씨 사고에 앞서 2020년 9월 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화물차 기사가 스크루에 깔려 사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남동발전 영흥화력에서 혼자 석탄재를 화물차에 싣던 기사가 추락해 숨졌다. 12월에도 광주 기아차공장에서 하차작업을 하던 화물차 기사가 적재공간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올 3월에는 한국보랄석고보드에서 석고보드를 하차하던 화물차 기사가 적재물에 깔려 숨졌다. 

 

화물연대는 “상하차 업무를 전가하지 말라는 우리의 요구가 수용됐다면 이번 죽음도 막을 수 있었다”며 “화물노동자가 ‘운송 외 업무’를 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화물연대는 국토부, 해수부, 고용노동부 등 관련 부처에 운수업계, 화물노동자를 포함한 ‘화물차 안전사고 대응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장 안전 점검 등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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